AI와의 대화, 미국 법원에서 eDiscovery 증거가 될까? Heppner, Warner 사건 판례
최근 미국에서는 생성형 AI와 대화한 내용을 소송에서 증거로 제출해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판례들이 등장했습니다. 미국 소송 eDiscovery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비밀유지권과 업무 결과물 보호 원칙을 중심으로 Heppner·Warner 사건의 상반된 판단과 기업의 실무 점검사항을 정리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생성형 AI와 대화한 내용을 소송에서 증거로 제출해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판례들이 등장했습니다. 주요 법률 매체와 로펌을 중심으로 관련 분석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소송 절차인 eDiscovery(이디스커버리) 과정에서, Attorney-Client Privilege(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와 Work-Product Doctrine(변호사 업무 결과물 원칙)은 증거 제출 의무를 방어하는 매우 중요한 장치입니다. 오늘 다룰 두 사건은 모두 생성형 AI를 소송 준비 과정에 활용한 경우지만, 법원은 eDiscovery 제출 대상 여부를 각각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인텔렉추얼데이터는 화제의 두 사건 판례를 비교 분석해, 기업이 미국 소송 eDiscovery에서 자료 제출 및 방어를 위해 사전에 점검해야 할 부분을 실무적 관점에서 정리했습니다.
✔ 미국 법조계의 뜨거운 이슈: Heppner, Warner 사건이 화제가 된 이유는?
1. 생성형 AI 사용 확대 흐름에서 등장한 사례
2. AI와의 대화의 증거성, 법적 취급에 관한 미국 법원 최초·초기 판결
3. 공개 AI 플랫폼에 관한 법원의 판단 기준 제시
두 사건은 생성형 AI를 사용한 소송 준비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같은 날 상반된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법원은 Heppner 사건을 “first impression”, 즉 해당 쟁점을 최초로 다룬 판결이라고 명시했습니다. Heppner 건은 AI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미국 소송 eDiscovery 과정에서, Attorney-Client Privilege 또는 Work Product 보호, 즉 eDiscovery 제출 의무 방어에 해당하는지 처음 판단한 사건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AI 사용 주체 및 목적, 변호사의 개입 여부, 데이터 수집·학습·공개 범위 등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Warner 사건은 변호사 없이 소송을 진행한 당사자(pro se)가 생성형 AI로 준비한 자료도 Work Product 보호를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Attorney-Client Privilege(ACP):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 특권. 의뢰인이 법률 조언을 구하기 위해 변호사와 주고받은 의사소통의 비밀을 보장
*Work Product Doctrine: 변호사 업무 결과물 원칙. 소송 준비 과정에서 변호사가 작성하거나, 변호사의 지시·개입에 의해 작성된 자료를 보호하는 원칙
✔ Heppner - 생성형 AI로 소송을 준비한 자료, eDiscovery 공개 or Privilege(특권) 보호 대상인가?
판례: United States v. Heppner, No. 25-cr-00503 (S.D.N.Y. Feb. 17, 2026)
사건 배경
여러 기업 임원으로 재직했던 Heppner는 증권·전신 사기 등의 혐의로 2025년 10월 형사 기소되었습니다. Heppner는 소환장을 받고 변호인을 선임한 상태에서, Anthropic의 소비자용 AI인 클로드(Claude)를 이용해 방어 전략과 법적 주장을 정리한 31개의 프롬프트 및 문서를 작성했고, 이후 이 자료를 변호인과 공유했습니다. FBI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해당 문서가 담긴 전자기기가 확보되었고, 이에 Heppner 측은 Attorney-Client Privilege와 Work Product Doctrine으로 보호된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열람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사건 쟁점
공개 AI 플랫폼과의 대화가 Attorney-Client Privilege 또는 Work Product Doctrine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가 공개 AI 플랫폼과 주고받은 대화 기록 문서가 ACP와 Work Product Doctrine으로 보호받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생성형 AI 대화의 증거성에 관한 초기 판례로 평가됩니다.
Heppner 사건에서 ACP가 적용되지 않은 이유
법원은 아래 세가지를 이유로 Claude와의 소통을 법률 자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1. 변호사-의뢰인 관계 부재: Claude는 변호사가 아님
2. 합리적 기밀 유지 기대 부족: Claude는 변호사가 아닌 제3자, Anthropic의 개인정보처리방침상 기밀이 유지되지 않음
3. 법률 자문 목적 부정: 변호인의 지시를 받지 않았으며, Claude는 법률자문을 제공하지 않음
출처: United States v. Heppner, No. 25-cr-00503 (S.D.N.Y. Feb. 17, 2026) 사건 판결문
Anthropic(앤트로픽)은 Claude가 법률 자문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Anthropic 개인정보처리방침상 Claude에 입력된 프롬프트와 출력 데이터는 AI 모델 학습에 활용되거나 정부 규제 기관을 포함한 제3자에게 공개될 수 있습니다.
Heppner 사건에서 Work Product Doctrine이 적용되지 않은 이유
Heppner의 변호사는 AI 활용을 지시하지 않았으며, Heppner가 자발적으로 작성한 자료임을 인정했습니다.
✔ Warner - 생성형 AI와의 대화는 제3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인가, 그저 도구의 사용인가?
판례: Warner v. Gilbarco, Inc.,No. 2:24-cv-12333 (E.D. Mich. Feb. 10, 2026)
사건 배경
원고 Warner는 인종차별을 이유로 전 회사 Gilbarco 등을 상대로 고용 차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AI 사용과 eDiscovery에 관한 법원의 명령(order)이 내려졌습니다.
사건 쟁점
생성형 AI 사용 자료의 eDiscovery 대상 여부와 Work Product Doctrine의 보호
피고는 원고가 챗지피티(ChatGPT) 등 생성형 AI에 입력·생성한 자료와 AI 사용 기록 일체의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원고는 해당 자료가 소송 준비 과정에서 생성된 것으로, Work Product 보호를 주장하며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요구를 기각했습니다. Patti 치안판사는 해당 자료는 디스커버리 대상이 아니며, 대상이라 하더라도 Work Product Doctrine에 의해 보호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생성형 AI 활용 자료의 eDiscovery 범위와 Work Product 보호에 관한 중요한 판례로 평가됩니다.
1. Work Product 보호 인정
원고는 pro se(본인 소송) 원고가 ChatGPT 등 생성형 AI을 활용한 소송 준비자료가 Rule 26(b)(3)(A)에 따른 Work Product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AI 사용만으로 보호가 자동 포기되지는 않는다고 봤습니다.
2. AI는 "제3자(person)"가 아니다
법원은 "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는 도구(tool)이지 사람(person)이 아니다"라고 명시했습니다. Work Product 보호 포기(Waiver)는 적대적 당사자나 그에 준하는 제3자에게 정보가 공개된 경우 성립하는데, AI 입력만으로 공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비례성 미충족
법원은 피고의 광범위한 AI 사용 자료 요구는 Rule 26(b)(1)의 관련성·비례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원고의 사고 과정과 소송 전략을 들여다보려는 Fishing Expedition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출처: Warner v. Gilbarco, Inc.,No. 2:24-cv-12333 (E.D. Mich. Feb. 10, 2026) 사건 판결문
✔ 인텔렉추얼데이터 eDiscovery 전문가 코멘트
AI를 활용해 생성·이용된 자료가 eDiscovery 대상에 포함되는지, 그리고 이에 대해 ACP(Attorney-Client Privilege) 또는 Work Product 보호가 인정되는지는 사건 유형, AI 활용 주체, 사용 목적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향후 관련 판례와 논의 역시 지속적으로 축적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LLM(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사용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그에 따른 법률 리스크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Heppner 사건의 법리는 형사에 국한되지 않고 민사 소송과 기업 내부 조사에도 확장 적용될 수 있습니다. 임직원이 공개형 AI로 소송 전략이나 법률 분석을 수행할 경우, 기밀정보가 상대방에게 노출되거나 기업에 불리한 내용이 증거로 남을 위험이 있으며, 이는 기업 증거보전(Legal Hold) 및 기밀정보 관리 이슈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업 법무에 AI를 도입할 때에는 Enterprise 플랜 또는 폐쇄형(Private) AI 환경을 기반으로 이용 약관과 정보보안 요건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Warner 사건은 pro se(본인 소송) 사례인 만큼 법원이 유연한 기준을 적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기업 소송에서는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내 AI 활용 정책 수립과 임직원 교육을 통해 기업의 증거 관리 프로세스가 법적으로 방어 가능한(Defensible) 체계를 갖추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